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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도시디자인 비전은 어디에 있는가

인천시 도시디자인 기능의 조직개편을 계기로, 조직 변동보다 중요한 것은 도시디자인 정책의 방향과 비전이며, 심의 통과를 위한 설계가 반복되는 심의 중심 운영을 넘어 행정 철학과 정책으로 도시의 품격을 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짚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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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원 Jul 14, 2026

송도국제도시 경관 (출처 IFEZ 3차원 공간정보서비스)

도시의 미래를 묻는 질문은 아직 답을 듣지 못했다

최근 인천시 조직개편안에는 부시장 직속으로 운영되던 도시디자인 기능을 도시계획국 산하 도시디자인과 체계로 개편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조직개편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니다. 행정조직은 시대와 정책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조정될 수 있다. 문제는 하드웨어의 변동이 아니다. 조직개편 이후 인천시의 도시디자인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추진될 것인지 시민들이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도시디자인이 앞으로도 시정의 핵심 정책인지, 어떤 체계로 추진될 것인지, 조직은 어떻게 기능을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공식적인 설명도 찾아보기 어렵다.

조직개편은 추진되고 있지만 정책의 방향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가장 먼저 묻게 된다.

인천시의 도시디자인 정책은 무엇인가.

인천의 거리에서는 도시디자인의 철학을 발견하기 어렵다

평소 인천의 거리를 걸으며 아쉬움을 느낄 때가 많다. 개별적으로 우수한 건축물은 존재하지만 도시 전체를 하나의 풍경으로 연결하는 디자인 철학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건축물은 서로 다른 언어를 말하고, 보행공간은 단절되어 있으며, 공개공지는 도시의 공간이 아니라 개별 대지의 부속공간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도시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디자인 원칙을 체감하기 어렵다.

도시는 개별 건축물의 집합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거리와 광장, 건축과 경관, 보행과 공공공간이 하나의 철학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도시의 품격이 만들어진다. 지금 인천에서는 그러한 철학을 찾아보기 어렵다.

좋은 도시디자인은 행정이 만드는 구조에서 시작된다

좋은 도시디자인은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경쟁력 있는 도시들은 도시디자인을 단순한 미관 개선이 아니라 도시정책의 핵심 전략으로 인식한다.

행정이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제도를 설계하며 민간의 창의성을 유도하는 구조를 만들 때 비로소 도시의 품격은 축적된다. 도시디자인은 심의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도시를 만들 것인지에 대한 행정의 철학과 비전을 정책으로 구현하는 과정이다.

인천시 역시 도시를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구현할 행정체계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

심의를 위한 디자인으로는 창의적인 도시를 만들 수 없다

현재 도시디자인 행정의 가장 큰 한계는 심의 중심의 운영 방식이다. 도시디자인은 심의를 통과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운영 방식은 창의적인 디자인을 유도하기보다 심의를 통과하기 위한 설계를 반복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사업자는 도시의 미래보다 심의 기준을 먼저 고민하고, 심의 과정에서는 기준에 맞추기 위한 수정과 보완이 반복된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창의성이 살아남기 어렵다. 좋은 디자인을 심사하는 행정과 좋은 디자인이 만들어지도록 하는 행정은 엄연히 다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심사를 위한 행정이 아니라 창의성을 유도하는 행정이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심의는 획일적인 디자인을 반복하게 만들 뿐이며, 도시의 경쟁력 역시 높아질 수 없다.

도시디자인은 조직이 아니라 정책으로 설명되어야 한다

조직은 정책을 실행하기 위한 수단이다. 따라서 조직개편이 있다면 시민들이 궁금한 것은 조직도가 아니라 정책의 연속성이다.

도시디자인 총괄 기능이 도시계획국으로 재편된다면 도시디자인 정책은 어떤 체계에서 총괄되고, 그 일관성과 품질은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조직개편은 설명이 아니라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도시디자인 정책의 명확한 추진체계를 함께 제시하지 않는다면 시민들은 이번 조직개편의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다.

이제 인천시는 도시디자인 비전을 시민에게 제시해야 한다

인천은 원도심 재생과 재개발·재건축, 경제자유구역 개발 등 도시공간 전체가 크게 변화하는 전환기에 놓여 있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도시를 하나의 철학으로 연결하는 도시디자인 정책은 더욱 중요하다.

도시는 우연히 아름다워지지 않는다. 행정이 방향을 제시하고 제도를 설계하며, 그 원칙을 일관되게 유지할 때 도시의 품격은 축적된다.

인천시는 도시디자인이 여전히 시정의 핵심 정책이라면 그 비전과 추진 전략을 시민들에게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어떤 도시를 만들 것인지, 어떤 디자인 철학으로 도시공간을 변화시킬 것인지, 이를 위해 어떤 정책과 행정체계를 구축할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

도시는 건축물의 집합이 아니라 행정 철학의 결과다. 이제 인천시는 시민들에게 도시디자인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출처 인천in 칼럼 · 2026-07-14
필자 김철환 / 더원(TOAA)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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