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 조직개편, 재개발·재건축 행정을 하나로
남동구의 주거정비과 신설은 재개발과 재건축 행정을 하나의 체계에서 다루고, 정비사업 전 과정의 행정 연속성과 책임성을 높이려는 조직개편이다. 조직 신설을 실제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부서 간 협의체계와 판단·조정 권한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
남동구청 전경
■ 사업은 하나인데 행정은 둘이었다
재개발과 재건축은 사업 대상에는 차이가 있지만 추진 과정은 상당 부분 닮아 있다. 정비계획을 세우고 조합을 구성한 뒤 사업시행과 관리처분을 거쳐 사업을 마무리하는 큰 흐름도 같다. 주민과 조합의 입장에서 보면 모두 오랜 시간 행정과 협의하며 추진해야 하는 정비사업이다.
그런데 행정조직은 오랫동안 이를 서로 다른 부서에서 담당해 왔다. 재개발은 도시계획이나 도시재생 계열에서, 재건축은 공동주택 계열에서 다루는 식이었다. 사업의 추진 과정은 거의 같은데 행정은 서로 나뉘어 있었던 셈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남동구 조직개편은 눈여겨볼 만하다. 재개발과 재건축 행정을 하나의 체계에서 다루기 위한 주거정비과 신설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 변화를 보면서 오래전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필자가 공직에 있을 때, 당시 시의원이었던 지금의 남동구청장과 도시정책 현안을 놓고 여러 차례 의견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재개발과 재건축사업에 관심이 많았다는 기억이 있다.
사업이 왜 늦어지는지, 행정절차는 어디에서 막히는지, 주민들은 무엇을 답답해하는지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곤 했다. 정비사업을 단순한 지역 민원이 아니라 도시의 중요한 정책과제로 바라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때의 관심이 이제 실제 행정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이번 조직개편에서 가장 눈에 들어왔다.
■ 재개발·재건축 행정을 하나로
지난 8월 3일 입법예고된 남동구 조직개편안은 재개발과 재건축 행정을 하나의 체계로 재편하려는 방향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동안 나뉘어 있던 정비사업 업무를 한 조직 안에서 전문적으로 다루게 되면 사업 전 과정에서 행정의 연속성과 책임성을 높일 수 있다. 주민과 조합 입장에서도 여러 부서를 오가야 하는 불편을 줄이고, 보다 일관된 행정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개편은 주거정비 분야에만 국한된 변화도 아니다. 전체적으로 행정 기능을 성격에 따라 다시 묶고, 주요 정책을 실제로 추진할 수 있도록 조직체계를 정비하려는 방향이 읽힌다.
조직개편의 의미는 부서 이름을 바꾸는 데 있지 않다. 정책의 우선순위를 실제 행정체계에 반영하는 데 있다.
정책은 말로 완성되지 않는다. 조직으로 옮겨질 때 비로소 실행되기 시작한다.
■ 이제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그러나 조직개편은 시작일 뿐이다.
주민은 어느 국에 어느 과가 있는지를 기억하지 않는다. 사업이 얼마나 빨라졌는지, 행정의 설명이 얼마나 명확해졌는지, 담당 조직이 얼마나 전문적이고 책임 있게 지원하는지를 체감할 뿐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주거정비과 역시 마찬가지다. 재개발과 재건축을 하나의 정비행정 체계에서 바라보고, 정비계획부터 조합 설립, 사업시행, 관리처분에 이르기까지 긴 사업 과정에서 행정이 일관성과 전문성을 갖추고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부서를 하나 만드는 것만으로 사업기간이 단축되는 것은 아니다.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부서 간 협의체계를 효율화하며, 현장의 문제를 신속하게 판단하고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이 함께 뒷받침될 때 비로소 조직개편의 효과가 나타난다.
정책은 결국 조직으로 구현된다.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신속한 추진과 행정체계 개선은 결국 이를 뒷받침할 조직과 전문성에서 시작된다. 이번 주거정비과 신설은 그 첫걸음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조직의 이름이 아니다. 주민이 “행정이 달라졌다”고 체감할 수 있을 때, 이번 조직개편도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