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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구조 상담

행정의 신뢰는 고집이 아니라 개선에서 나온다

행정의 신뢰는 기존 해석 고수가 아니라 문제 인정과 개선, 예측 가능한 기준에서 나온다는 점을 인천시 권리산정기준일 행정예고를 사례로 짚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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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원 Jun 10, 2026

인천시청

행정은 수많은 법령과 기준을 해석하고 적용한다. 같은 법령이라도 적용 상황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고,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면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도 나타난다. 따라서 모든 행정 해석이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오류가 없느냐가 아니다. 문제가 발견되었을 때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다.

제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행정의 태도다

행정은 공공의 권한을 행사한다. 그만큼 자신의 판단에 대한 책임도 함께 가진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제도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를 개선하기보다 기존 해석을 유지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논리적 의문이 제기되어도 기존 입장을 반복하고, 제도적 모순이 드러나도 해석을 덩붙여 정당성을 설명하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행정의 신뢰를 높이지 못한다.

행정의 진정한 신뢰는 자신의 판단을 끝까지 방어하는 고집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문제를 발견했을 때 스스로 수정할 수 있는 용기에서 나온다.

예측가능성은 행정 신뢰의 출발점이다

시민은 행정 내부의 복잡한 판단 과정을 모두 이해할 수 없다. 대신 공개된 기준을 통해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판단한다.

따라서 행정 기준은 명확해야 한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동일한 상황에는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그래야 시민은 자신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고, 행정을 신뢰할 수 있다.

반대로 기준이 불명확하거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 시민은 불안을 느끼게 된다. 행정 불신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열린 행정은 해석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다

행정은 완벽할 수 없다. 법령도 완벽할 수 없고 제도도 완벽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인정하고 개선하는 자세다.

현재 인천시는 '정비사업 권리산정기준일 운영기준 변경안'을 행정예고하고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권리산정기준일은 정비구역 지정 이전 단계에서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기준일 이후 토지 분할이나 건축물 신축 등으로 인한 추가적인 분양권 발생을 제한하기 위한 기준일이다. 주민의 재산권과 직접 연결되는 만큼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예측할 수 있는 기준으로 운영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제도 정비의 의미는 단순히 기준일을 정하는 데 있지 않다. 운영 과정에서 제기된 해석상 논란과 기준 적용의 불명확성을 줄이고 시민이 자신의 권리 상태를 보다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 의미가 있다.

행정예고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다. 제도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를 공개적으로 검토하고 시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과정이다. 현재 진행 중인 행정예고 역시 기존 해석을 고수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명확하고 예측 가능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행정이 기존 해석을 절대적인 것으로 고수하지 않고 더 나은 기준을 찾기 위해 의견을 수렴하는 것 역시 열린 행정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시민이 원하는 것은 무조건적인 규제 완화도 아니고 무조건적인 특혜도 아니다. 시민이 원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기준과 예측 가능한 행정이다.

스스로 고칠 수 있을 때 행정은 신뢰받는다

행정은 실수를 하지 않아서 신뢰받는 것이 아니다. 문제를 발견했을 때 스스로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에 신뢰받는다.

제도는 시대에 따라 바뀔 수 있다. 행정 해석도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시민이 예측할 수 있는 기준과 개선하려는 노력은 변해서는 안 된다.

행정의 신뢰는 완벽함에서 나오지 않는다. 문제를 인정하고 개선하려는 태도에서 나온다. 시민이 이해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고,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한계를 보완하며, 더 나은 제도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쌓일 때 비로소 신뢰는 형성된다.

결국 행정의 진정한 가치는 자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더 나은 기준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를 수정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시민의 두터운 신뢰를 얻게 된다. 그것이 열린 행정이고, 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행정의 출발점이다.

출처 인천in 칼럼 · 2026-06-10
필자 김철환 / 더원(TOAA) 대표
원문 https://www.incheon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18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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