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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구조 상담

행정의 신뢰는 세대 담론으로 설명할 수 없다

투표용지 부족·선거관리 부실 논란을 세대 담론으로 설명하는 접근을 비판하며, 행정 실패의 원인은 세대가 아니라 선거관리 시스템에 있고 신뢰는 예측 가능한 절차와 책임 있는 관리구조에서 나온다는 점을 짚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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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원 Jun 16, 2026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입구 철문이 굳게 닫혀 있다. (연합뉴스)

문제의 원인을 잘못 찾으면 책임도 사라진다

최근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선거관리 부실 논란을 두고 이를 세대 간 인식 차이나 사회적 갈등 구조로 설명하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청년 세대의 불신과 분노가 표출된 현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문제의 본질을 벗어난다. 선거는 세대 간 갈등이 드러나는 공간이 아니다. 국가가 헌법상 의무를 수행하는 가장 기본적인 행정 절차다. 따라서 선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가장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은 세대가 아니라 선거관리 시스템이다.

문제의 원인을 세대에서 찾기 시작하는 순간 정작 검토해야 할 행정의 책임은 뒤로 밀려나게 된다.

신뢰는 감정이 아니라 절차에서 만들어진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의 정당성은 결과가 아니라 절차에서 나온다. 국민은 자신이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었기 때문에 선거를 신뢰하는 것이 아니다. 선거관리 절차가 공정하게 운영되었다고 믿기 때문에 결과를 수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선거관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국민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를 특정 세대의 감정이나 사회적 불만의 표출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선거에 대한 의문은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절차에 대한 문제 제기다. 절차적 신뢰가 흔들리면 어느 세대든 같은 질문을 하게 된다.

세대 담론은 행정의 책임 구조를 흐린다

더 큰 문제는 행정 실패를 세대 갈등으로 설명하는 순간 책임 구조가 흐려진다는 점이다.

선거관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확인하면 된다. 인력 운영은 적정했는지, 현장 대응은 적절했는지, 매뉴얼은 제대로 작동했는지, 책임 체계는 명확했는지를 검토하면 된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를 세대 인식 차이나 사회문화적 변화로 설명하기 시작하면 행정기관의 책임은 사라지고 사회적 해석만 남게 된다. 결국 문제의 원인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초점을 이동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행정 실패의 원인을 행정 구조에서 찾지 못하면 개선도 불가능하다.

공감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설명 책임이다

행정기관에 요구되는 것은 공감이 아니다. 설명 책임이다. 왜 문제가 발생했는지 설명하고, 어떤 조치가 이루어졌는지 공개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제시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런데 행정 실패 논란에 대한 답변이 세대 이해나 사회적 공감으로 연결된다면 질문과 답변은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게 된다.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위로가 아니다. 행정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공적 시스템에 대한 문제 제기는 불만 표출이 아니다. 주권자인 국민의 정당한 권리 행사다.

행정의 정당성은 관리체계에서 완성된다

모든 행정은 결과만으로 정당성을 확보하지 않는다. 특히 선거관리는 민주주의의 정당성과 직결되는 영역이다. 선거관리 전 과정이 예측 가능하고 일관되게 운영될 때 비로소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투표소 운영, 인력 배치, 투표용지 관리, 현장 대응, 사후 설명까지 모두 선거관리 시스템의 일부다. 어느 한 부분이라도 허술하게 작동하면 선거 결과와 별개로 제도에 대한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선거에 대한 불신을 세대 문제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신뢰의 문제는 세대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체계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행정은 담론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제도와 절차로 작동한다.

민주주의의 신뢰는 관리구조에서 나온다

민주주의는 신뢰 위에서 작동한다. 그러나 그 신뢰는 세대 화합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절차와 기준에서 만들어진다.

행정기관은 국민에게 신뢰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전에 스스로 신뢰받을 수 있는 관리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문제는 청년이 아니다. 기성세대도 아니다. 문제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시스템의 실패를 세대의 문제로 설명하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는 정작 고쳐야 할 구조를 놓치게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세대를 분석하는 일이 아니다. 선거관리 시스템이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점검하고 개선하는 일이다. 민주주의의 신뢰는 세대 담론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행정과 책임 있는 관리구조에서 나온다.

출처 인천in 칼럼 · 2026-06-16
필자 김철환 / 더원(TOAA) 대표
원문 https://www.incheon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18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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