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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건축조례 개정 논란: 도시의 기준은 ‘고무줄’이 아니다— 인천 역세권 정비사업 동간거리 완화 논란

인천시가 역세권 정비사업의 공동주택 동간거리 기준을 완화하려는 건축조례 개정을 추진하면서, 주거환경 영향과 도시 기준 형평성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도시의 기본 건축 기준은 특정 사업의 필요가 아니라 도시 전체의 주거환경 기준 관점에서 검토되어야 하며, 정치적 일정에 맞춘 성급한 조례 개정은 시민의 주거환경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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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원 Mar 10, 2026

최근 인천시 건축조례 개정 논의 과정에서 공동주택 동간거리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이 제기됐다. 핵심 내용은 역세권 정비사업의 경우 공동주택 동간거리 기준을 건축물 높이의 0.8배에서 0.5배로 완화하는 것이다.

동간거리 기준은 단순한 설계 규정이 아니라 일조, 채광, 통풍, 사생활 보호 등 공동주택의 주거 환경을 좌우하는 중요한 도시 기준이다. 이러한 기준은 한 번 완화되면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더욱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심사 과정에서 드러난 우려와 경고

지난 1월 인천광역시의회 심사 과정에서도 이러한 우려는 명확히 드러났다. 인천시 집행부는 인접 동 사이의 채광 저하와 사생활 침해 등 주거 환경의 악화 가능성을 우려하며, 동간거리 기준 완화가 주거 환경에 미칠 영향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인천의 주택보급률이 이미 100%를 상회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주택 정책은 단순한 양적 공급 확대보다는 건축의 질과 도시의 품격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정책 판단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박종혁 의원은 과거 동간거리가 좁게 계획된 주거지의 사례를 언급하며, 동간거리 축소가 주거 환경과 사생활 침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이러한 사안은 단기간에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보다 충분한 숙고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아울러 박 의원은 정비사업 담당 부서에서 공동주택 인동 간격 완화 대상을 역세권 정비사업에 한정하지 않고 원도심 정비사업 전반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동간거리 완화가 주거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정책적 판단이 이루어지기도 전에 적용 범위 확대를 논하는 것은 행정의 선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충분한 검증 없는 조례 개정은 신중해야 한다

이처럼 심사 과정에서 제기된 주거 환경 영향과 도시 기준 형평성 문제 등은 조례 개정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검토 사항이다.

이번 심사 과정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견들은 단순한 참고 수준의 발언으로 넘길 사안이 아니다. 동간거리 완화가 주거 환경과 도시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검증과 정책적 설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과 정책적 설명 없이 조례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적절한 정책 판단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도시의 기본 건축 기준을 바꾸는 문제는 정치적 일정이나 회기 운영에 맞추어 서둘러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지난 심사 과정에서 제기된 우려의 목소리에 다시 한 번 귀 기울여야 한다.

공청회는 요식행위나 명분쌓기의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쟁점들은 앞으로 예정된 공청회 과정에서도 중요한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건축조례 개정안은 2026년 3월 12일 공청회를 통해 시민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공청회는 조례 심사 과정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견과 쟁점을 시민에게 설명하고 그 정책적 타당성을 검증하며, 이해관계자와 시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기 위한 절차이다. 다시 말해 공청회는 특정 정책 방향을 정당화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정책의 영향을 검토하고 다양한 시각을 확인하는 공론의 장이어야 한다.

그러나 공청회 계획을 보면 토론자로 건축 분야 전문가와 연구기관 관계자 외에 특정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가 포함되어 있다. 공청회가 도시 전체의 주거 환경 기준과 관련된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라는 점을 고려하면, 특정 사업 이해관계자의 참여가 토론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토론자 구성뿐 아니라 참석자 구성 역시 공청회의 취지에 부합하는 방식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공청회 계획에는 정비구역 주민과 아파트 관련 단체 주민 등의 참석을 협조 요청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만약 특정 정비사업 관계자와 그와 관련된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논의가 이루어지고 특정 지역의 사업성 개선 문제에 논의가 집중된다면 이는 공청회의 본래 취지와는 거리가 있는 방식이 될 수 있다.

공청회는 정책 결정을 위한 형식적인 절차나 사후적인 명분을 쌓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정책의 영향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다양한 의견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어야 한다. 공동주택 동간거리 기준은 특정 지역의 사업 여건을 기준으로 판단할 사안이 아니라 도시 전체의 주거 환경 기준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준 변화는 특정 사업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도시 정책의 관점에서 검토되어야 하며, 조례 심사 과정에서 제기된 다양한 쟁점에 대해 시민 의견을 폭넓게 듣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합리적 대안으로서의 특별건축구역

그렇다고 정비사업의 현실적 한계를 외면하자는 것은 아니다. 도시 기준의 근간을 흔들지 않으면서도 사업의 유연성을 확보할 방법은 이미 제도적으로 존재한다.

심사 과정에서 이인교 의원이 언급한 ‘특별건축구역’은 일괄적인 규제 완화의 위험성을 피하면서도 실질적인 동간거리 완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도시 기준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사업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대안이다.

특별건축구역은 조화롭고 창의적인 건축물의 건축을 통하여 도시경관의 창출, 건설기술 수준 향상 및 건축 관련 제도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지정하는 제도다. 이는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창의적인 건축 디자인, 공공 공간 확보, 도시경관 개선 등 일정한 공공적 가치가 실현되는 경우에 한해 건축심의라는 공적 검증 절차를 거쳐 단지 특성에 맞는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다.

동일한 주거환경 기준의 형평성 문제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방식은 주거환경에 관한 건축 기준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적용하는 구조가 될 가능성도 있다. 역세권 정비사업의 경우에는 특별건축구역과 같은 계획적 검증 과정과 관계없이 동간거리 완화를 적용하면서, 그 외 지역은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되어 도시경관, 공공성, 건축 디자인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건축심의를 거쳐야만 동간거리 완화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동주택의 동간거리 기준은 일조, 채광, 통풍, 사생활 보호 등 주거환경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도시 기준이다. 이러한 환경적 기준은 특정 입지나 사업 유형에 따라 달라질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 전체에 공통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기본 원칙에 가깝다.

그렇다면 역세권 정비사업에 대해서만 별도의 검증 없이 기준을 완화하고, 그 외 지역은 공적 심의를 통해서만 완화하도록 하는 구조가 과연 합리적인 정책 판단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동일한 주거 환경 기준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완화하는 것은 정책 형평성 측면에서도 설득력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도시 기준의 권위는 지키면서도 설계의 창의성과 공공성을 통해 주거 환경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곳에 합리적인 유연성을 부여하는 것이 보다 정교한 정책 방향일 것이다.

도시 기준은 사업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도시의 기본 건축 기준은 사업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질서를 위해 존재한다.

동간거리 기준 완화는 단순한 규제 조정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의 공간 구조와 주거 환경의 질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정책 판단이다.

이러한 논의와 검증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적 일정에 맞추어 조례 개정을 서두른다면 그 부작용은 결국 시민들이 감당하게 될 것이며, 주거 환경 저하라는 실질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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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세권 정비사업 동간 거리 완화 논란— 도시의 기준은 '고무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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