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복합개발, 왜 지금 필요한가
인천 준공업지역의 문제는 노후화가 아니라 도시 기능 자체가 작동하지 않는 ‘구조 붕괴’다. 산업·주거·상업 기능이 모두 성립하지 못하는 이유는 시장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해법은 개발이 아니라 도심복합개발을 통한 ‘구조 설계’, 즉 작동하는 도시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 이것은 노후화가 아니라 기능 붕괴다
인천의 준공업지역은 더 이상 산업지대가 아니다. 인천 원도심 일대의 준공업지역을 직접 걸어보면 현실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셔터가 내려진 공장과 방치된 나대지, 노후화된 창고가 곳곳에서 확인된다. 한때 생산 활동이 이루어지던 공간이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남아 있는 모습이다. 산업 기능은 전반적으로 약화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공실과 저이용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제조업 종사자 수 역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인천 경제의 중요한 기반이었던 이 공간은 지금 도시 기능이 비어가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를 단순한 노후화로 규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노후화는 건물을 새로 짓고 환경을 개선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지금 준공업지역의 문제는 그 차원이 다르다. 산업은 작동하지 않고, 주거는 유입되지 않으며, 상업 기능 역시 성립하지 않는다. 즉, 개별 기능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 구조 자체가 작동하지 않는 상태다.
■ 준공업지역, 왜 방치되는가
이 공간이 지금 상태에 이른 것은 시장의 실패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이 공간에 다른 기능이 들어오지 못하는 것은 새로운 기능이 쉽게 유입될 수 없는 구조 때문이다.
준공업지역은 산업 기능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일부 주거·상업 기능의 혼재를 허용하는 용도지역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러한 혼합 구조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제도는 혼합을 허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기능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괴리가 존재한다.
공동주택 도입에는 제약이 따르고, 복합개발 역시 쉽지 않다. 산업이 빠져나간 이후에도, 다른 기능이 들어올 수 있는 경로가 충분히 확보되어 있지 않다. 기능이 빠진 공간은 대체되지 못한 채 그대로 남게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선택은 중립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기능이 빠진 공간은 정지하지 않는다. 저이용·저효율 상태로 굳어지며 주변 지역의 활력까지 끌어내린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지역 전체의 경쟁력까지 약화된다. 방치는 결국 하나의 정책 결과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선 지금, 도시 문제의 본질은 공급량이 아니라 공간 구조에 있다. 준공업지역과 같이 개발이 가능한 입지에서도 기능 전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공간은 존재하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즉, 부족한 것은 토지가 아니라, 그 토지를 작동하게 만드는 구조다. 이 문제의 원인은 시장이 아니라 구조에 있다.
■ 도심복합개발, 구조를 설계해야 작동한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인가.
도심복합개발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한 개발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또 다른 실패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핵심은 개발이 아니라 구조다.
준공업지역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사업이 구조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주거·산업·공공 기능은 분리된 요소가 아니라 하나의 구조로 결합되어야 하며, 각 기능은 서로를 지탱하는 방식으로 배치되어야 한다.
사업은 초기 단계에서부터 수익 구조가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분양과 임대, 공공기여와 투자 회수 방식은 계획이 아니라 구조로 결정되어야 하며, 민간 참여 역시 이러한 구조에 의해 가능해진다.
또한 사업의 성패는 인허가 단계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기준과 판단 구조 위에서 설계되었는가에 따라 좌우된다. 행정 수용성은 결과가 아니라 설계 대상이다.
결국 문제는 단순하다.
사업은 절차가 아니라 구조에서 결정된다.
이제 필요한 것은 개별 개발이 아니라, 이 공간을 작동하게 만드는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출처 : 인천in 시민의 손으로 만드는 인터넷신문(http://www.incheon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