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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구조 상담

인천시 2030 정비기본계획 변경안

인천시가 공람 중인 정비기본계획 변경안은 이미 법령으로 시행 중인 제도와 법에 없는 절차를 ‘계획 변경’으로 묶어, 정비기본계획의 법적 위상과 계획 행정의 원칙을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규제 완화라는 정책 목표와 달리, 반대동의율 도입과 생활권계획의 가이드라인화는 상위계획의 구속력을 약화시킬 수 있어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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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원 Jan 15, 2026
 

인천시 정비기본계획 변경안, ‘완화’라는 이름으로 계획의 원칙을 흔들고 있다

 

인천광역시가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변경(안)」을 마련해 1월 5일부터 19일까지 주민공람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시는 이번 변경안을 통해 원도심 재개발·재건축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람된 변경안을 면밀히 살펴보면, 이번 변경이 단순한 규제 완화에 그치지 않고 정비기본계획의 법적 성격과 계획 행정의 원칙 자체를 흔들 수 있는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법령 개정을 ‘계획 변경’으로 포장한 구조

 

변경안의 주요 내용으로 제시된 정비구역 지정 요건 완화와 주민동의율 완화는 이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과 인천시 조례 개정을 통해 법적으로 확정·시행 중인 사항이다.

그럼에도 인천시는 이를 정비기본계획의 ‘변경 사항’으로 제시했다. 이로 인해 마치 정비기본계획이 제도 완화의 출발점인 것처럼 인식될 수 있으나, 실제로는 상위 법령의 개정 내용을 계획에 옮겨 적은 수준에 불과하다.

계획은 법을 따르는 것이지, 법을 만들어내는 수단이 아니다. 이미 효력이 발생한 법 제도를 정비기본계획의 성과처럼 제시하는 방식은 법·조례·계획 간 위계 관계를 흐릴 수 있다.

 

법에 없는 ‘반대동의율’, 새로운 절차의 등장

 

이번 변경안에서 가장 큰 논란은 ‘반대동의율’ 제도의 도입이다. 변경안은 토지등소유자 25% 반대 시 입안 재검토, 30% 또는 토지면적 50% 이상 반대 시 입안 취소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도시정비법 어디에도 정비계획 수립 과정에서 반대동의서를 법적 요건이나 절차로 인정하는 규정은 없다. 법이 규정하고 있는 것은 입안요청·입안제안 단계에서의 ‘동의’ 요건뿐이다.

그럼에도 반대동의율을 근거로 이미 적법하게 진행 중인 정비계획 입안을 재검토하거나 취소할 수 있도록 한다면, 법률에 없는 절차를 정비기본계획을 통해 새로 만드는 결과가 된다. 이는 행정 절차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

 

용적률 체계 정비? 법령 설명에 가까운 내용

 

변경안은 기준·허용·상한용적률 체계에 더해 법적상한용적률, 법적상한 초과용적률, 추가용적률 개념을 새롭게 정비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들 개념은 이미 도시정비법과 시행령에 규정돼 있는 사항이다. 정비기본계획이 정책적으로 새롭게 설정한 기준이라기보다는, 법령 내용을 나열·정리한 설명에 가깝다.

정비기본계획이 다뤄야 할 것은 밀도계획의 정책 방향과 공간 관리 원칙이다. 법령상 적용 한계나 예외 범위를 ‘계획 변경’으로 제시하는 것은 계획 개념과 법적 개념을 혼동한 접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센티브인가, 의무 이행에 대한 보상인가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공공보행통로 확보, 지역업체 참여를 허용용적률 인센티브로 설정한 부분도 논란이다.

전기차 충전시설은 이미 조례와 건축위원회 심의 기준을 통해 사실상 의무화돼 있고, 공공보행통로 역시 정비계획 수립 과정에서 계획적으로 요구될 수 있는 요소다. 이를 인센티브로 인정하는 것은 ‘의무 이행에 대한 보상’이라는 제도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지역업체 참여 인센티브는 적용 기준과 검증 방식이 불분명해 제도의 실효성과 공정성 확보가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된다.

 

생활권계획의 ‘가이드라인화’, 계획의 구속력은 어디로

 

이번 변경안에서 가장 구조적인 문제는 생활권계획의 위상 변화다. 변경안은 주거생활권계획을 정비사업의 기본방향을 제시하는 가이드라인 성격으로 규정하고, 개별 정비계획 단계에서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정비법은 정비기본계획을 정비사업 전반에 대해 구속력을 갖는 상위계획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생활권계획은 그 핵심 구성 요소다. 이미 확정된 생활권계획을 그대로 둔 채 개별 사업 단계에서 선택적으로 변경을 허용하는 구조는 정비기본계획의 구속력을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생활권계획이 현실과 맞지 않다면 개별 사업 단계에서 예외를 허용할 것이 아니라, 정비기본계획 자체를 재검토·재수립하는 것이 계획 행정의 원칙”이라고 지적한다.

 

완화보다 중요한 질문

 

이번 공람은 단순한 규제 완화 논쟁이 아니다. 정비기본계획이 상위계획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계획 행정의 원칙을 어디까지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정비기본계획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기준이어야 한다. 원도심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가 중요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계획의 위계와 법적 질서를 흔드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주민 의견과 전문가 검토를 거친 인천시의 후속 판단이 주목된다.

 

이 글은 인천인에 기고한 글입니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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